ETF는 주식형만 있다? ETF에 관한 궁금증

평소 잘 알아보지도 않고 편견도 많기로 소문난 문평건 대리. 그는 최근 주위 사람들 몇몇이 ETF로 투자해보라는 권유를 들었지만, 자신에게는 해당 없는 이야기라며 일축했다. ETF 투자 같은 건 전문투자자들이나 하는 거지 일반 펀드 투자자들은 거의 안하는 거라며, 큰 코 다치기 전에 그만 두라고, 오히려 권한 사람을 말리기까지 했다. 장기투자를 하는 자신에게는 굳이 ETF가 필요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문평건 대리는 ETF에 대해 가진 생각이 맞는 것일까?. ETF가 과연 기관투자가의 전유물이고, 장기투자와는 전혀 상관 없는 금융상품일까? 이것이 오해라면 좋은 투자기회를 잃고 있다는 것인데, 어디 한번 하나씩 짚고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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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 1] ETF, 기관투자자가 주로 투자한다?

“ETF는 대부분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가가 투자한다. 빠르게 차익을 보려고 하거나, 투자리스크를 헤지하려고 잠시동안만 운용할 뿐이다.” 기관투자자들만 ETF를 투자하고, 극히 일부 개인투자자들만 예외적으로 ETF에 관심을 가지는 걸까?

ETF에 대한 이런 오해는 말 한마디로 해소할 수 있다. “ETF는 민주적 투자다.” 필자가 지어낸 게 아니다. 실제로 투자전문가들은 ETF를 두고 ‘민주적 투자(democratized investing)’라고 칭송한다. 왜 그럴까? ETF에 투자하게 되면서 기관이건 개인이건 상관없이 똑같이 저렴한 수수료로 다양한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TF 등장 이전에도 일반인들은 인덱스(Index) 펀드를 활용해 KOSPI200과 같은 시장지수에 투자할 수는 있었다. 그런데 똑같은 투자를 하면서도 일반인들은 운용규모가 큰 기관투자자에 비해 많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던 게 사실이다. 일반인들과 기관투자자간의 비용 격차를 메울 수 있게 된 거다. 게다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ETF의 투자영역이 넓어졌다. 이렇게 되면서 기관투자가들만 누릴 수 있던 글로벌 분산투자를 개인들도 손쉽게 실행할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 ETF가 만들어진 직후에는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투자했다. 그러나 ETF의 빠른 성장은 일반인들이 ETF를 투자대상으로 주목하기 시작하면서다. 특히 우리나라는 개인 투자자들이 ETF를 가장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3개월 간 ETF 거래량을 보면 개인들이 30~40%를 차지하고 있다.1492042570459_shutterstock_592746410

[오해 2] 단기투자자에게만 ETF가 필요하다?

“ETF는 HTS에서 주식거래 하듯 펀드를 사고 판다는데, 그렇다면 펀드를 자주 매매하면서 수익을 올리려는 단기투자자에게만 ETF가 필요한 게 아닐까?”

ETF는 단기투자자와 장기투자자 모두에게 적합한 펀드다. 먼저 단기투자의 경우 저렴한 수수료와 빠른 거래가 가능하니까 ETF가 좋다. 경기에 대응하거나 자신이 가진 전망에 따라 손쉽게 투자에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식시장 약세가 예상될 때 잠깐씩 투자하기에 좋은 인버스(Inverse) ETF나, 지수의 움직임에 두 배 또는 세 배의 수익을 주어 수익을 높이기 좋은 레버리지 ETF가 꽤 인기다.

한편 장기투자자에게도 ETF가 좋다. 단연 낮은 수수료 덕분이다. 투자수익을 깎아 먹는 수수료가 낮은 만큼 복리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너댓가지 ETF를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서 장기동안 유지하면서 정기적으로 리밸런싱 하는 것이다. 2016년 투자서비스 리서치사인 그리니치어소시어츠(Greenwich Associates)에 따르면 투자자들 가운데 장기투자용으로 ETF에 투자하고 있다는 응답이 77%에 달했다. 또한 대표적 장기투자인 퇴직연금, 우리나라 퇴직연금에서도 ETF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잊지 말자.

장기간 투자하는 목적으로 ETF를 찾고 있다. 그런데 단기투자자들의 거래가 많다는 ETF가 있다. 나와 투자목적이 다른 사람들이 많다는 건데, 이 ETF 사도 되는 걸까? 답은 ‘그렇다’ 이다. 주식시장에 다양한 투자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양한 투자자들이 활발하게 참여할수록 시장은 더 효율적이 된다. ETF 거래하는 사람이 많으면 내가 필고 싶을 때 더 빨리, 더 정확한 가격에 팔 수 있다는 것이다.1492042610726_shutterstock_317430770

[오해 3] ETF는 주식만 있다?

“ETF는 주식만 있다. 해외 주요 주가지수나 국내지수 ETF, 섹터 · 테마 ETF 여러 가지가 있다지만, 어디까지나 주식에 투자하는 ETF 아닌가?”

ETF의 투자영역이 주식을 넘어서 보다 다양해지고 있다. 주식 ETF 이외에 가장 먼저 등장한 게 채권 ETF다. 채권 ETF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채권지수를 따르는 펀드를 거의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채권 ETF가 들어서면서 채권지수 투자가 확대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국내외 채권투자도 손쉽고 빠르게 실행할 수 있게 됐다.

그 외에 원자재와 같은 상품 ETF도 투자 가능하다.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로 그리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는 ETF 활성화가 기대된다. 그렇게 된다면 그야말로 지역간, 자산군간, 자산군 내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ETF로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도표> 기초지수 유형별 ETF의 종류1492136193429_table


 

글 김혜령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