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투자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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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한 대 없이 운송 서비스로 막대한 부를 쌓고 있는 ‘우버 택시’. 자사 소유 호텔이 하나도 없는 세계적인 숙박 서비스 업체 ‘에어비앤비’.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지금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이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과 활용으로 펼쳐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 많은 데이터, 가장 빠른 서버, 막강한 데이터 처리 능력을 갖춘 자가 세상을 움직인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준비하는 자만이 투자에도 성공할 수 있다. 그 길을 찾아보자.

디를 가나 ‘4차 산업혁명’이 화제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신성장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했고, 국회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조선산업 위기 극복’이라는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미래학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줄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의 변화에 민감히 반응하는 금융시장에서도 4차 산업혁명은 화두가 되고 있다.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끊임없이 상승하면서, 급기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으로 하여금 “IBM 대신 아마존과 구글 주식을 사야 했다”라는 탄식을 하게 만들었다. 아마존은 상장 이후 주가가 640배나 올랐다. 4차 산업혁명이 대세는 대세인 모양이다.

이렇게 많이 회자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어떤 개념일까? 4차 산업혁명은 지난해 다보스 포럼에서 이 모임의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바프에 의해 처음으로 명명됐다.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논자마다 강조점이 다른 경우가 많고, 특히 앞서 경험했던 산업혁명들과 비교해보면 다소 모호한 측면도 없지 않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2차 산업혁명은 전기,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라는 명확한 발명품이 있었다.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기술의 발명에 뿌리를 두고 있다기보다는 기존 기술의 융합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개념이 명확하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필자는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인터넷을 통해 모아진 인간의 행위와 생각을 온라인상의 거대한 데이터 저장고에 모아 활용하는 경제적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기술 진보에 따른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1504764267204_1211504764863664_ssssss

데이터를 인지(센서)하고, 이를 서버에 전달(사물인터넷)하고, 저장(클라우드)된 정보를 활용(빅데이터)하는 일련의 과정이 4차 산업혁명의 순환을 나타내준다. 우리 대부분은 부지불식간에 이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데, 스마트폰이 매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휴대폰은 강력한 센서이자 데이터 전달자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사진을 찍고 검색을 하는 행위는 데이터를 인지하는 출발점이다. 사물인터넷(IoT)으로 대표되는 연결의 증대는 이를 바로 거대한 데이터 저장고로 보낼 수 있게 해준다.

◆ 4차 산업혁명 시대, 누가 세상을 이끄나?
- 세계 주식시장 1위 애플, 구글(2위), 아마존(5위), 페이스북(6위)…
데이터 지배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미 4차 산업혁명 관련 종목군이 주류로 부상한 지 오래다. 7월 27일 기준으로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은 스마트폰을 만드는 애플(8001억 달러)이다. 막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6625억 달러)과 페이스북(4800억 달러)은 시가총액 순위 2위와 6위에 올라 있다. 융합기술을 상거래에 적용하고 있는 아마존(5032억 달러)이 시가총액 순위 5위이고, 반도체를 통해 이들에게 기술적 기반을 제공해주는 삼성전자(2910억 달러)가 14위를 차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밸류체인에서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이 이미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20170929_텍스트

구글과 페이스북의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이 회사들이 데이터 세상의 지배자이기 때문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익의 원천은 데이터에 있다. 더 많은 사용자가 활용할수록 검색엔진과 소셜네트워크의 가치는 높아진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검색엔진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수집·분류·해석해 광고 판매에 이용하는 기업들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가치는 인터넷 사용자들로부터 나온다. 구글을 통해 검색할 때 가장 먼저 뜨는 웹페이지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링크한 사이트이다. 인터넷 사용자들의 선택이 구글 검색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가입자들의 성향이 더 자세히 드러난다. 페이스북에서 만들어지는 친구는 어떤 식으로든 동질성을 가진 사람들의 네트워크일 가능성이 높고,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행위 역시 나름의 취향을 드러내준다. 페이스북은 정교한 검색 기능을 통해 이런 일련의 활동들 속에서 나름의 보편성을 도출해낸다. 정보 해석을 통해 광고주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게 페이스북의 경쟁력이다.

한편 정보를 다루는 기업은 추가적인 비용 없이 더 많은 산출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추가비용 없이 복제될 수 있고, 데이터를 해석하는 데 사용되는 하드웨어 역시 가격이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칩의 계산 능력이 대략 18개월에 두 배씩 개선된다는 ‘무어의 법칙’은 기술 진보에 따른 하드웨어 가격의 하락을 잘 설명하고 있다.

◆ 새로운 개념의 산업 모델 등장, 위기인가 기회인가?
- 자사 소유 차량 한 대 없이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우버’

모바일 차량 중개 업체인 우버는 운송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산업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 숙박 서비스 업체인 에어비앤비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재고 없이 돈을 벌고 있다. 우버는 자사 소유 차량이 한 대도 없고, 에어비앤비는 자사 소유의 호텔이 전혀 없다. 전통적으로 중시되는 기업 활동인 재고 관리가 이들에게는 전혀 필요 없는 것이다. 마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들의 활동은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기도 하지만, 이런 이름으로 불리는 게 적당할지 모르겠다. 상대방에 대한 호의가 금전적 거래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시간 네트워크의 활용으로 비즈니스 참여자는 확대될 수 있지만, 이익은 데이터 지배자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운송 서비스의 경우 지역 운송 사업자들에게 돌아갔던 부(富)가 데이터를 지배하는 우버에 돌아가고 있다. 더 많은 데이터, 가장 빠른 서버, 막강한 데이터 처리 능력을 갖춘 자가 권력을 쥐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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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그림자

4차 산업혁명의 경제적 성과가 과장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오고 있는 변화보다는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의 혁신이 인류에 훨씬 유익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초고속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보다 깨끗한 물과 하수도, 가스, 전기, 전화의 발명이 인류의 진보에 훨씬 더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이 생산성 제고에 기여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생산성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생산성 개선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편익, 기존 잣대로는 평가 어려워

여기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공식적으로 집계되는 생산성의 후퇴는 기존의 경제 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으로 만들어지는 편익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초래된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금전적으로 계량화하기 힘든 효용을 누리고 있다. 인터넷에서 얻는 무료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는 분명 효용을 높여주지만, 시장 가치로 환산되지 않는 이런 활동은 대표적인 성과 측정 지표인 국내총생산(GDP)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4차 산업혁명
- ‘구글세’ 등 규제 리스트 본격화되기 전까지 4차 산업혁명 수혜주들 약진 계속될 것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4차 산업혁명의 효과는 명확하다. 마틴 울프의 주장처럼 4차 산업혁명이 인류의 진보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느냐 하는 논란이 빚어질 수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의 성과가 창업자(데이터를 지배하는 엔지니어)와 투자자(주주)들에게 거의 전적으로 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구글과 페이스북, 우버, 에어비앤비 등의 사례에서 보듯 4차 산업혁명 생태계의 핵심 밸류체인을 장악한 기업들은 매우 효율적으로 부를 쌓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기업들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장기간 많이 올랐지만, 투자자들에게 참담한 실패를 안겼던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에 비할 바는 아니다. 당시 버블 국면에서는 이익은커녕 매출도 발생하지 않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엄청난 시가총액을 받았다. 현재 애플의 PER는 16.9배, 구글은 30.4배, 페이스북은 33.1배 수준이다. 밸류에이션이 싸지는 않지만 과거 성장주 강세 국면에서 나타났던 과도한 프리미엄은 없다.

투자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 주도주들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은 밸류에이션 등과 같은 시장 논리보다 시장 밖의 규제 리스크라고 본다. 기업을 넘어 인류의 의제까지 포괄하는 활동 범위, 국가를 뛰어넘는 코스모폴리탄적 활동이 우리 시대의 ‘빅브라더’ 출현이라는 경계감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의 핵심 가치가 인터넷상의 정보로부터 나온다면, 원천적인 데이터 제공자들도 구글과 페이스북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일부를 나눠 가질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공허하게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학 철학자인 재런 리니어는 구글과 페이스북에 정보를 제공한 서비스 이용자들이 제공한 데이터에 걸맞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독일 연방법원에서는 구글 검색을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의 원저자가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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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4차 산업혁명 주도 기업에 대한 규제 논의는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구글세’ 신설 등과 같은 광범위한 글로벌 차원의 공조가 나타나야 주가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역으로 이런 조직적 대응이 없다면 웬만해서는 4차 산업혁명 수혜주들의 약진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어두운 대목은 기술의 진보가 인류의 일자리를 잠식할 수도 있다는 점일 것이다. 실제로 증기기관의 발명은 운송 수단으로서의 말의 지위를 빼앗아버렸다. 사람이 말과 다른 것은 자본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는 어쩌면 향후 로봇에게 잃을 소득을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글 김학균 미래에셋대우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