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있는 주택연금 상식 6선

“이사를 하거나 재건축을 해도, 주택연금을 받을 수 있나요?”
최 모(75) 씨는 7년 전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맡기고 다달이 주택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처음 은퇴 생활을 시작할 때는 퇴직금과 모아둔 돈이 조금 있어서 그것으로 생활비를 댔다. 하지만 곶감 꼬치에서 곶감 빼먹듯 하다 보니 금세 금융재산이 바닥날 것 같았다. 그렇다고 이제 갓 취직하고 결혼해 겨우 제 앞가림하기 시작한 외동아들에게 손을 벌릴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5년 전 아내와 상의한 끝에 주택연금에 가입했다. 정든 집에 계속 살면서 다달이 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재산이라고 집 한 채밖에 없는 은퇴자 입장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사람도 수명이 있지만, 건물에도 수명이 있다. 최 씨 아파트는 지어진 지 너무 오래돼서 계속 재건축 얘기가 오가고 있다. 재건축이 지지부진하면 지금 집을 팔고서라도 새 집으로 이사 갈 예정이다. 그런데 재건축을 하거나 이사를 하게 되면 주택연금은 계속 받을 수 있을까. 혹시 연금액이 줄거나 중단되지는 않을까.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주택연금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주택연금이란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매달 연금을 받는 제도인데, 2007년 7월 국내에 도입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 오던 주택연금 가입자 수가 벌써 5만4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주택연금에 대한 관심도 다양해지고 있다. 가입자가 얼마 되지 않을 때는 가입 조건과 예상 연금액을 묻는 사람이 많았다. 참고로 주택 소유자나 배우자 중 한 사람이 만 60세 이상이고, 9억 원 이하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그리고 담보로 맡길 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면 된다. 이미 주택연금에 가입한 사람의 관심사는 다르다. 최 씨처럼 이사를 가거나 재건축을 할 수도 있고, 자녀와 함께 살기 위해 집을 비워야 할 수도 있다. 집값이 오르면 연금을 더 받을 수 있는지, 주택 소유자가 먼저 사망한 다음 남은 배우자는 어떻게 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 담보주택은 어떤 방식으로 처분하는지도 궁금하다. 

장기간 집을 비워도 연금을 수령할 수 있나?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면 가입자나 배우자가 담보주택에 살아야 한다. 담보주택을 전세나 월세로 주고 있는 사람은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없다. 주택연금을 이용하던 중에도 계속 담보주택에 거주해야 한다. 주택연금을 받고 있던 중에 해당 주택을 임대하고 이사를 하거나 특별한 사유 없이 1년 이상 집을 비우면 주택연금이 중단될 수도 있다. 

물론 예외도 있다. 부부 모두 또는 한 명이 살면서 보증금 없이 주택 일부를 월세로 주는 경우에는 주택연금을 계속 수령할 수 있다. 질병 치료와 심신 요양을 위해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입원하거나 자녀의 봉양을 받기 위해 다른 주택에 장기간 머무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될 때도 계속 연금을 받을 수 있다. 20180824_표_1

이사를 가도 연금을 받을 수 있나? 

주택연금을 받으려면 담보주택에 살아야 한다. 그러면 주택연금 이용자는 이사를 가면 안 되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이사를 한 다음 담보주택만 변경하면 주택연금을 계속 수령할 수 있다. 다만 이사 전후 주택가격 차이에 따라 연금수령액이 늘어나거나 줄어든다. 그리고 대출잔액 전부 또는 일부를 갚아야 할 수도 있다.

 먼저 이사 전후 주택가격에 변화가 없는 경우에는 연금액도 변동이 없고, 정산해야 할 부채도 없다. 좀 더 비싼 주택으로 이사한 경우에는 늘어난 주택가격만큼 매달 연금도 더 받을 수 있다. 다만 주택가격이 오른 만큼 초기 보증료(주택가격의 1.5%)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집값이 싼 곳으로 이사한 경우에는 ‘대출잔액’과 ‘주택차액’을 비교해봐야 한다. 먼저 대출잔액이 주택차액보다 많거나 같은 경우부터 살펴보자.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겠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다음 이사할 때까지 수령한 연금과 수수료, 여기에 여태껏 발생한 이자를 전부 더해 산출한 대출잔액이 1억 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이사 가기 전 주택가격은 4억 원이고 이사한 주택가격은 3억5000만 원으로, 주택차액은 5000만 원이다. 이 경우 주택차액(5000만 원)을 모조리 동원해 부채 중 일부를 갚으면, 이사하기 전과 동일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대출잔액이 주택차액보다 적은 때를 살펴보자. 앞의 사례에서 다른 조건은 동일하고, 신규 주택 가치만 2억5000만 원이라고 해보자. 이 경우 주택차액(1억5000만 원) 중 일부만 가지고도 대출잔액(1억 원)을 전부 갚고도 5000만 원이 남는데, 이렇게 하면 매달 받는 연금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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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을 하기 위해 주택을 허물면, 연금이 중단되나?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예정된 주택에 사는 사람도 주택연금을 이용할 수 있을까. 아직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나오지 않았다면 가능하다. 그러면 주택연금 이용 중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진행되더라도 연금을 계속 수령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재건축과 재개발을 하기 위해 담보주택을 허물더라도 주택연금을 계속 수령할 수 있다. 다만 연금을 수령하려면 재건축과 재개발조합원으로 참여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지속적인 참여 여부를 2개월마다 확인받아야 한다.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면 연금 지급이 중단된다. 이때 분양 신청을 하지 않거나, 분양 신청을 철회하거나, 분양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입주권을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에는 조합원 지위를 상실한 것으로 본다.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작은 면적의 아파트를 분양 받고 나머지 금액을 환급 받을 수도 있다. 이때는 환급금으로 대출잔액을 상환해야 한다. 이때 대출잔액을 전부 상환하고도 환급금이 남는 경우에는 연금이 줄어들 수 있다. 이는 앞서 기존 주택보다 싼 주택으로 이사를 갔을 때와 마찬가지다. 이때도 이사 전후 발생한 주택차액이 대출잔액을 전부 상환하고 남으면 연금이 줄어들었다.

중도해지를 하고 다시 가입할 수 있나?

주택연금을 수령하던 중 집값이 오르면 연금을 더 받을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주택연금 수령액은 가입 당시 주택가격과 가입자 연령에 따라 정해진다. 이때 집값이 비쌀수록, 가입자가 나이가 많을수록 연금을 더 많이 받는다. 일단 한번 연금액이 정해지면 나중에 집값이 오르든 떨어지든 상관없이 본인과 배우자가 사망할 때까지 같은 금액의 연금을 수령한다. 

그러면 주택연금에 가입하고 나서 집값이 오르면 억울하지 않을까. 집값이 오른 다음에 주택연금에 가입했다면 연금을 더 많이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주택연금을 중도에 해지한 다음 다시 가입하면 되지 않을까, 그러면 집값이 오른 만큼 연금을 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과연 가능할까. 주택연금을 이용하다가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에는 해지일로부터 3년 동안은 같은 집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재가입할 수 없다. 다만 재가입 시점의 주택가격이 이전 주택가격(주택가격 상승률 반영)과 낮거나 같은 경우에는 재가입할 수 있다.

주택 소유자가 사망했는데, 배우자가 계속 연금을 받을 수 있나?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부부가 모두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다만 주택 소유자가 먼저 사망한 경우에는 남은 배우자가 채무 인수와 함께 소유권이전등기를 완료할 때까지 주택연금이 일시 중단된다. 주택 소유자가 사망한 다음 6개월 이내에 이러한 절차가 완료되면 배우자는 기존에 수령하던 것과 같은 금액의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남은 배우자가 연금채무를 인수하는 데는 별다른 논란이 없다. 다만 자녀가 있으면 담보주택 상속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주택 소유자가 별다른 유언 없이 사망하면 담보주택은 배우자와 자녀가 공동으로 상속하게 된다. 이 경우 자녀의 동의가 있어야 배우자가 단독으로 주택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며 그런 다음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최근 예상치 못한 자녀의 반대로 주택연금이 중단된 사례가 몇 번 있었다. 

부부가 모두 사망한 다음 담보주택은 법원경매로만 처분해야 하나? 

주택연금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상환 방법에 있다. 주택연금 이용자인 부부가 모두 사망하면, 주택금융공사는 담보주택을 처분해 부채를 상환한다. 이때 주택처분가액이 부채를 상환하고도 남으면 상속인에게 남은 금액을 지급하지만, 반대로 모자라더라도 상속인에게 부족한 금액을 청구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처분 방식이다. 담보주택을 제값 받고 팔았느냐를 두고 상속인과 주택금융공사 사이에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크다. 주택 처분 과정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하고 분쟁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가입자가 사망한 후 주택 처분은 법원경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경매 처분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속인이 현금으로 부채를 직접 상환할 수 있고, 상속인이 임의로 주택을 매각할 수도 있다. 담보주택을 임의매각 하기를 희망한다면, 주택금융공사와 협의해 일정 기간 내 공정한 가격으로 처분하고, 처분금액과 대출잔액 중 적은 금액을 상환하면 된다.20180824_표_3


#출처 :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기고 : 은퇴교육센터장 김동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