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주목해야 할 연금저축시장의 4가지 변화

연금저축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한여름 태풍이 아니라 이른 봄에 부는 미풍에 가까워서 변화를 눈치채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산들산들 부는 봄바람이 한겨울 얼어붙은 땅을 녹이고 새싹이 돋아나게 하듯이, 지금 연금시장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미미하다고 해서 무심코 넘길 순 없다. 그러면 최근 연금시장에 벌어지고 있는 작지만 주목해야 할 변화를 살펴보자. 

세제적격연금 중심으로 개인연금시장 재편되나? 

개인연금상품은 세제공제혜택 적용여부에 따라 크게 세제적격과 세제비적격으로 나눈다. 연말정산 때 저축금액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연금저축상품을 세제적격연금이라고 하고, 이 같은 세액공제혜택을 주지는 않지만 10년 이상 유지했을 때 비과세 혜택을 주는 연금보험상품을 세제비적격연금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개인연금시장은 세제비적격연금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적립금 규모를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데, 지난해 말 세제비적격연금 적립금(201.3조원)이 세제적격연금 적립금(128.1조원)보다 1.6배 가량 많다. 하지만 앞으로도 개인연금시장이 계속해서 세제비적격연금을 중심으로 성장하리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와 국제회계기준(IFRS)의 도입으로 보험사 입장에서 세제비적격연금의 매력이 반감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저축성보험에 주어지던 비과세 한도가 대폭 축소된 것이 결정타였다. 

이와 같은 개인연금시장을 둘러싼 환경변화로 2016년부터 세제적격연금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연간 순증금액만 놓고 보면 이제 세제적격연금이 세제비적격연금을 앞지른 것이다. 2016년 한해 동안 세제비적격연금의 적립금은 8조9천억원 늘어난 데 반해 세제적격연금은 9조3천억원이 늘어났다. 2017년에는 세제적격연금이 세제비적격연금보다 1조2천억원이나 더 늘어났다. 앞으로도 개인연금시장이 세제적격연금을 중심으로 성장해 나갈지 주목해 볼 일이다. 1531718345539

연금저축, 보험에서 펀드로 이동하나? 

세제적격연금인 연금저축 내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연금저축상품은 크게 보험, 신탁, 펀드로 나뉘는데, 여태껏 주력상품은 보험이었다. 2017년말 기준으로 연금저축에 적립된 자금은 128조 1천억원인데, 이중 4분의 3에 해당하는 94조 9천억원이 보험이다.

하지만 ‘연간납입액’을 비교해보면, 보험은 줄고 펀드와 신탁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확연히 눈에 띈다. 2017년 한해 연금저축 납입액은 10조 2천억원이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4,985억원이나 줄어든 건인데, 감소를 주도한 것은 보험이다. 직전연도와 비교했을 때 보험으로 납입된 금액이 5,406억원이나 감소해, 전체감소액을 앞질렀다. 같은 기간 펀드와 신탁으로 납입된 금액은 각각 350억원과 71억원이나 늘어났다. 

이 같은 변화는 금융기관간 연금저축 계좌이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연금저축보험 가입자들 중 상당수가 펀드로 갈아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계좌이체 절차 간소화도 한 몫 했다. 과거에는 연금저축을 가입한 금융기관과 새로이 이동하려는 금융기관을 모두 방문해야 했지만, 지금은 새로이 이동하려는 금융기관 한 곳만 방문하면 연금저축 계좌를 옮길 수 있다. 연금저축시장에서 보험에서 펀드로 이동이 앞으로도 지속될 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겠다. 1531718305903

연금저축, 연금수령도 보험에서 펀드로 옮겨가나?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연금 수령자들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연금저축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2017년 한해 동안 연금수령자는 71만 3천여명으로 전년(53만4천여명)보다 33.5%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연금으로 수령해간 금액도 1조6,401억원에서 2조1,293억원으로 29.8%나 늘어났다. 

그러면 보험과 펀드와 신탁 중에서 어떤 상품에서 인출이 많이 일어났을까? 당연히 가입자 수가 많은 보험에서 연금을 받는 사람이 많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펀드에서 연금을 수령하는 사람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점을 주목해 봐야 한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2017년 한해 동안 보험에서 연금을 받아간 사람은 35.1%가 늘어난 반면, 펀드에서 연금을 수령한 사람은 44.9%나 늘었다. 연간 연금수령액도 보험은 34.4% 늘어난 데 반해, 펀드는 72.2%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렇게 펀드에서 연금을 수령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험에서는 매달 일정한 금액을 수령해야 하지만 펀드에서는 기간과 금액을 정해두고 적립금을 인출할 수도 있지만, 가입자가 원하면 적립금을 수시로 인출할 수도 있다. 가입자가 원하면 은퇴초기에 많은 자금을 인출할 수 있다. 계약당 수령금액을 보면, 보험은 245만원인데 반해 펀드는 610만원이나 된다. 이 같은 인출에 있어 유연성 때문에 보험에 맡겨져 있는 자금을 펀드로 이동해 인출하는 사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531718365645

연금수령, 종신형보다는 확정기간형 을 선호하나?

이번에는 연금수령방법과 수령기간을 살펴보자. 연금이라고 하면 ‘종신형’을 떠올리지만, 연금저축 가입자들은 종신형보다는 확정기간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한해 동안 연금을 수령해 간 사람 중에서 ‘종신형’을 선택한 사람은 32.4%인데 반해, 확정기간형을 선택한 사람은 66%로 2배가 넘었다.

그러면 연금수령기간은 얼마나 될까? 2017년 연금수령자 중 10년 이내 기간을 선택한 사람이 10명 중 9명이나 됐다. 이중 5년을 선택한 사람도 60.8%나 됐다. 연금저축 가입자들 중 상당수는 종신형보다는 확정기간형을, 그것도 가능하면 짧은 기간 동안 연금을 수령하기를 바라는 셈이다. 이는 적립금 자체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고, 퇴직한 다음 공적연금을 수령할 때까지 소득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그런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1531718411947


 #출처 :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기고 : 은퇴교육센터장 김동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