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폭락에 따른 영향과 전망

20180903_터키리라화폭락터키 리라화의 가치가 기록적으로 급락하면서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터키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급증함에 따라 유럽은행권에 대한 우려도 동반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유럽 전체적으로 볼 때 크게 상처 받을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 약세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다. 터키 리라화 폭락에 따른 영향과 전망에 대해 짚어본다.

아르헨티나 페소에 이어 터키 리라 급락

올 초 아르헨티나 페소와 터키 리라가 달러 대비 30% 이상 절하됐다. 6월 이후 페소화는 추가 약세가 줄어든 반면, 리라화는 약세 속도가 더 가팔라진 상황이다. 아르헨티나와 터키는 단기외채가 외환보유액보다 더 많아서 유사 시 환율 방어력이 취약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종합적·거시적 측면에서 볼 때 아르헨티나가 터키보다 훨씬 더 열악하다고 볼 수 있지만, 정치 리스크 측면에서는 터키가 더 높은 수준이라 평가할 수 있다. 게다가 터키는 미국의 경제제재까지 맞닥뜨린 상황임을 고려해야 한다.

터키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에 따라
유럽 은행권에 대한 우려도 동반 상승

터키 정부는 3개년 경제개혁 계획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리라화 투매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선 구제금융 신청 카드가 적절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터키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은 유럽 은행권에 대한 우려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국제결재은행(BIS)에 따르면, 1/4분기 기준으로 터키의 해외은행 총 대출 규모는 2,650억 달러이다. 여기에서 스페인이 총액의 1/3에 해당하는 820억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스페인의 행권 입장에서 보면 해외대출 잔액 중 약 4.5%가 터키에 노출된 셈인데 그 부담이 무시할 만한 수준은 아닐 듯하다. 그 다음으로는 이탈리아 은행권이 1.9%를 차지한다. 프랑스와 독일도 각각 1.2%, 0.5%를 차지하고 있다.

터키 구제금융 시 스페인은 다소 부담이 느껴지겠지만 유로존 전체에서 보면 큰 충격을 받을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유로화 약세 유발 효과는 크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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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통화가치 급락세 확산 위험은 낮은 편이나
몇몇 나라의 통화는 주시해야

리라만큼은 아니지만 러시아 루블화도 미국의 경제제재 추가 우려로 다시 한번 급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신흥국의 통화가치 급락 사태가 확산될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통화 가치 급락 위험성과 관련해 우리가 점검하고 있는 데이터들을 종합해 보면, 페소나 리라처럼 급락 위험이 큰 나라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번 사태의 전염성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 브라질의 헤알, 말레이시아의 링깃 등에는 부분적으로 위험신호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 통화의 향후 추이를 주시할 필요는 있다.

원화 가치 급락 위험도도 크게 낮은 편
한국은 경상수지가 지속적으로 대규모 흑자를 유지하는 가운데 외환보유액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서 현재 30% 수준에서 유지 중이다. 이는 원화 가치 변동성이 금융위기 이후 줄어들게 된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은 금융위기 이후 신용등급 회복세를 보였고, 현재 AA 이상 신용등급 국가 중에서 국채 10년물 금리가 네 번째로 높아 글로벌 채권 분산 투자가 입장에서는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원화 가치가 단기간 내 급락할 위험은 신흥국가들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40원이 연중 고점 수준일 것이다.


출처 : 미래에셋대우 웹진
기고 : 글로벌자산배분팀 박희찬, 오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