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근육 키우기

나이 들면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들 합니다. 식스팩도 만들고 허벅지 근육도 키우려 노력합니다. 그래서 퇴직하면 산을 오르거나 피트니스에 등록합니다. 사람들은 몸의 근육은 정성 들여 만들려 하는데 정작 자산관리 능력을 키우려 하지 않습니다. 이제 자산관리도 많이 배워야 할 때입니다. 과거와 달리 베이비부머들이 직면하는 노후 환경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수명이 길어진 건 주변만 둘러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문제는 기대수명이 도대체 몇 살까지 늘어날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수명이 한 단계 퀀텀 점프할 수 있는 거죠. 구글 산하에 장수 연구를 하는 칼리코(Calico)라는 회사는 인간이 2050년 정도에는 영원히 살게 된다고 합니다. 과장이 좀 있겠지만, 사람이 120~150세 정도 살면 거의 영원히 산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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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노잣돈 마련입니다. 이전에는 금리가 높아서 예금자산만 가져도 되었는데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그런 때는 오지 않습니다. 금리가 낮으니 은퇴자산관리는 젊을 때 축적한 자산에서 돈을 곶감 빼 먹듯 쏙쏙 빼 먹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빼 먹기만 해서는 먼 길을 가기 어렵습니다. 돈을 증식시켜야 먼 길에 노잣돈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노후에는 자산을 인출하면서 관리해야 한다는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젊을 때는 자산을 축적하면서 관리하지만, 노후에는 일정한 소득을 죽을 때까지 인출하면서 자산관리를 해야 한다는 거죠. 포커판에 비유하면 판이 한 번 돌 때마다 나의 판돈에서 누가 돈을 빼가는 상황입니다. 은퇴자산 관리는 일정한 소득을 인출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거기에다 자산 수익률도 올려야 합니다.

 

운용대상 자산도 복잡해졌습니다. 국내주식펀드, 채권펀드 정도만 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상품이 다양하고 복잡해졌습니다. 국내에서 글로벌로 확장되었고 자산군도 대체투자를 비롯해 다양해졌습니다. 글로벌 리츠(REITs)도 생겨나서 뉴욕이나 런던의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채권도 국내 국공채에서 브라질채권, 터키채권, 달러회사채, 모기지 등 실로 다양하게 되었습니다. 상장지수펀드(ETF)도 클라우드 ETF, 로봇 ETF 등 섹터별·테마별로 다양합니다. 마치 5억 4000만 년 전 캄브리아 대폭발기에 생명체의 종류가 급증한 것처럼 금융자산이 폭발적으로 다양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낮다고 자산관리 시장에 준비 없이 뛰어들었다가 낭패당할 수 있습니다. 임청하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무협영화 `육지금마`에 천마금이라는 악기가 나옵니다. 내공이 부족한 사람이 이 악기를 연주하면 스스로를 다치게 되는데, 내공이 미치는 사람에게는 천하무적의 무기가 됩니다. 은퇴 후에 자산관리 능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강건한 자산관리 근육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은퇴자산관리 근육을 키울 수 있을까요? 몸의 근육을 키우는 데 비유해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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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코치를 두어야 합니다. 몸의 근육은 혼자 키우는 것보다 코치를 두고 기초를 잘 쌓는 게 빠르고 효과적입니다. 자산관리도 코치를 두어야 합니다. 3명 정도의 믿을 만한 자산관리자는 있어야 합니다. 혹시 친구 중에 그런 사람이 있는지 찾아 보세요. 자산관리자를 찾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있습니다. 좋은 자산관리자를 찾았다면 그 매니저와 관계를 오래 유지해야 합니다.

 

둘째,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합니다. 피트니스에서도 코치는 내 몸을 속속들이 모릅니다. 그러다 내 몸에 맞지 않는 무리한 운동으로 근육을 다치기도 합니다. 나만큼 내 몸을 잘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어느 강도로 운동할지는 자신이 결정해야 합니다. 자산관리자 역시 나의 성향이나 재산 상황을 속속들이 알지 못합니다. 자산관리자는 조언을 하는 역할이고 의사결정은 나의 몫입니다. 내가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셋째, 자산관리는 은퇴 후 평생의 일이라 생각하고 꾸준해야 합니다. 단번에 무리하게 근육을 키우려 하다가는 오히려 관절이나 근육을 상해서 운동을 못하게 됩니다. 근육 키우기는 평생의 일이라 생각하고 서두르지 말고 꾸준하게 해야 합니다. 자산관리 역시 좋은 금융상품 몇 개 잘 찾아서 단번에 대박을 내겠다는 접근을 버려야 합니다. 빨리 대박 내고 노후에 편하게 살자는 생각은 은퇴자산관리에서 가장 위험한 태도입니다. 자산관리의 근육은 꾸준하게 오래 키워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게 좋습니다. 피트니스에 가면 많은 운동기구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것에 현혹되기보다는 재미있고 몸에도 잘 맞는 몇 가지 기구에 집중하는 게 좋습니다. 팔굽혀펴기나 턱걸이만으로 근육을 훌륭하게 키운 사람들을 봅니다. 자산관리 역시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중점을 두는 게 좋습니다. 부동산을 잘 아는 사람들은 부동산펀드나 REITs(리츠)를 많이 활용하면 좋겠죠. 주식에 익숙한 사람은 배당주를 통해 인컴을 얻으면 됩니다. 자산배분에 익숙한 사람은 다양한 자산을 분산하고 리밸런싱하는 방식을 통해 수익을 얻을 겁니다. 이렇게 해야 사고도 나지 않고 꾸준히 오래 자산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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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당신은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워런 버핏의 말입니다. 근로소득이 없는 노후야말로 내가 축적한 자산이 일을 하게 해야 하는 때입니다. 이제는 쌀을 쌓아 두고 노후에 빼 먹는 구조는 통하지 않습니다. 쌀을 농사 짓는 사람에게 주어서 수확을 늘려 나눠 가져야 합니다. 노후에 은퇴자산관리 근육을 키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출처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