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많이 받는 건 OK, 세금·건강보험료 많이 내는 건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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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나 은퇴자를 대상으로 노후 준비 교육과 상담을 하다 보면 의외로 연금과 관련한 세금이나 건강보험료에 대해 묻는 사람이 많다. 퇴직하면 연금에 기대어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연금에 부과 되는 세금과 건강보험료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어쨌든 노후에 쓰려고 없는 돈 아껴가며 아등바등 모아온 연금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세금과 보험료로 내야 한다면 아까운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연금이 다른 탓에 궁금한 것도 가지각색이다. 얼마 되지도 않는 국민연금에서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떼고 나면 뭐가 남느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퇴직금을 연금 으로 받으면 세금은 절약할 수 있겠지만 건강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고 진지하게 묻기도 한다. 세액공제를 받고자 연금저축에 가입하려 했는데,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면 다시 한 번생각해봐야겠다는 사람도 있다.

이 같은 불만과 질문 중에는 맞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연금소득에 세금이나 건강보험료가 부과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연금소득에 세금과 건강보험료가 부과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 연금 관련 세금부터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연금 수령 시 세금을 내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구분 기준은 ‘과세이연’ 여부다. 과세이 연이란 말 그대로 세금 납부 시기를 뒤로 미뤄준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을 예로 들어보자. 국민연금 가입자는 보험료로 납부한 금액에 대해 연말정산 때전부 소득공제를 받는다. 대신 60세 이후 연금을 수령할 때 세금을 납부하는 것이다. 소득세 납부 시기를 근로기간에서 연금 수령 이후로 미룬 셈이다.

 

과세하는 연금, 과세 없는 연금?

연금저축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같은 연금 계좌 가입자에게도 과세이연 혜택이 주어진다. 연금계좌 가입자는 매년 저축금액에 대해 최대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는 대신 나중에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를 납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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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급여를 연금계좌로 이체할 때도 마찬가지다. 퇴직급여를 일시에 수령하면 당장 퇴직소득세를 납부해야 하지만, 연금계좌로 이체하면 찾아 쓸 때까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연금계좌에 발생한 운용수익에 대한 과세 시기도 뒤로 미뤄진다. 일반 금융상품은 이자와 배당이 발생할 때마다 소득세 (15.4%)가 부과되지만, 연금계좌에 발생한 운용수익은 찾아 쓸 때까지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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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연금보험이나 주택연금은 어떨까? 연금 보험은 연금저축과 같은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대신 나중에 연금을 수령할 때도 연금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엄밀하게 따져보면 주택연금은 사는 집을 담보로 맡기고 연금 형태로 대출받는 것이므로 여기에도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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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과 연금계좌에서 수령하는 연금소득이 라고 해서 전부 소득세가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기 시작한 것은 2002년 이후부터다. 따라서 2002년 이후에 납입한 보험료에서 발생한 연금소득에만 소득 세가 부과된다. 그 이전에 납입한 보험료는 소득공 제를 받지 못한 만큼 여기서 발생한 연금소득에도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연금계좌의 연간 저축 한도는 1800만 원이다. 하지만 세액공제 한도는 이보다 적다. 연금저축에만 저축하는 사람은 연간 400만 원만 세액공제를 받을수 있고, IRP까지 활용해도 연간 최대 700만 원까 지만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따라서 세액공제 한도를 초과해 저축한 금액을 나중에 연금으로 수령할 때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면 연금을 수령할 때 세금은 얼마나 낼까? 먼저 연금계좌부터 살펴보자. 연금계좌에 적립된 자금은 원천에 따라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퇴직급여, 세액공제 받지 않은 적립금, 세액공제 받은 적립금, 퇴직급여와 적립금에서 발생한 운용수익이다.

적립금 원천에 따라 연금 인출시기와 과세 방법이 다르다. 연금을 개시하면 제일 먼저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적립금부터 인출된다. 이 돈은 저축할 때 세액공제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인출할 때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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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적립금이 다 빠져나가면 다음 순서는 퇴직급여다.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의 70%에 해당하는 연금소득세를 인출금액에 비례해 납부한다. 퇴직급여를 재원으로 한 연금소득은 분리과세 대상으로 다른 소득과 합산해 과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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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급여 다음 순서는 세액공제를 받은 적립금과 운용수익이다. 이들을 재원으로 연금으로 수령할 때는 연금소득세(3.3~5.5%)가 부과된다. 저축 금액에 대해 13.2% 또는 16.5%의 세액공제를 받았고, 일반 금융상품에 투자했을 때 이자·배당소득세가 15.4%인 것과 비교하면 절세 효과가 적지 않은 셈이다. 세액공제를 받은 적립금과 운용수익 에서 발생한 연금소득이 연간 1200만 원이 넘지 않으면 분리과세로 과세를 종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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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액공제를 받은 적립금과 운용수익을 재원으로한 연금소득이 연간 1200만 원 이상이면 해당 연금 소득 전체가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이때 주의해야할 것은 1200만 원을 초과한 연금소득만 종합과세 되는 것이 아니라 연금소득이 전부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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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소득도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한다. 앞서 살펴봤듯이 이 경우 에도 2002년 이후에 보험료를 납입한 것에서 발생한 공적연금소득만 종합과세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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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과세를 하더라도 연금소득공제 혜택이 있어세 부담이 생각만큼 크지 않다. 종합과세 대상 연금소득이 350만 원 이하이면 전액을 공제해주고, 이후 소득에 따라 최대 900만 원까지 공제를 받을수 있다. 다른 소득이 없다고 할 때 종합과세 대상 연금소득이 770만 원보다 적으면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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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연금소득에만 건강보험료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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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건강보험 가입자는 퇴직 이후 지역건강보험으로 갈아타야 한다. 그런데 양자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가 다르다. 먼저 직장인들은 급여의 일정 비율을 보험료로 납부한다. 올해 적용되는 건강보험요율은 6.46%인데, 이 중 절반은 회사가 부담하므로 근로자는 급여의 3.23%만 보험료 납부한다. 하지만 지역가입자의 경우는 소득 이외에 재산이나 자동차에도 보험료가 부과된다. 따라서 퇴직하면서 근로소득이 줄어들어도 다른 소득이나 재산이 많으면 직장에 다닐 때보다 건강보험료를 더 내야 할 수도 있다.

지역건강보험료 부과 대상 소득으로는 사업소득, 이자소득, 배당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이 있다. 이때 연금소득은 자세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연금소득이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연금소득에 건강보험료가 부과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에서는 5대 공적연금(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별정우체국연금, 국민연금)만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다. 개인이 금융기관에 가서 가입한 개인연금과 퇴직연 금에까지 건강보험료를 부과하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수령한다든지, 개인연금 수령액이 많다고 건강보험료를 더 내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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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적연금에 건강보험료를 부과한다고는 하지만 소득 전체에 부과하는 것도 아니다. 소득 종류에 따라 건강보험료 적용 비율이 다르다. 이자·배당·사업·기타소득은 소득 전체에 건강보험료를 부과하고, 근로소득과 연금소득은 30%에만 부과한다. 국민연금으로 1000만 원을 받으면 이 중 300만 원에만 건강보험료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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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계속가입’ 하면 직장건보 적용

공적연금 이외에 다른 소득이나 재산이 없다고 가정하고, 지역건강보험료가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자. 지역건강보험 가입자의 소득이 100만 원보다 적으면 최소 보험료로 1만3550원만 납부하면 된다. 연금소득은 30%만 소득으로 보기 때문에 공적연금 소득이 연간 333만 원보다 적은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보다 연금소득이 많으면 소득 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사실 공적연금 보험료만 갖고는 재직 당시보다 건강보험료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공적연금소득 이외에도 다른 소득이나 재산이 많으면, 퇴직 이후 지역가입자로 전환하는 과정 에서 보험료 부담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

이때는 퇴직자가 건강보험공단에 ‘임의계속가입’ 신청을 하면 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다. 임의계속가입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퇴직자는 3년 동안 퇴직 이전 직장에서 부담했던 보험료만큼만 보험료를 납부하면 된다. 임의계속가입 신청을 하려면 퇴직일 이전 18개월 기간 중에 12개월 이상 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했어야 한다. 그리고 최초로 고지받은 지역건강보험료 납부기간에서 2개월이 지나기 전에 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해야 한다.

이자와 배당 같은 금융소득이 많은 경우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퇴직 급여를 일시금으로 수령해서 일반 금융상품에 투자했을 때 발생하는 이자와 배당소득은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이지만, 연금계좌로 이체 후 연금 수령 시에는 운용수익에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 출처 : 미래에셋은퇴연구소

* 기고 : 은퇴교육센터장 김동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