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에 집 한 채 있으면, 집 팔고 연금 받을까, 집 담보로 연금 받을까?

은퇴생활 중 현금은 다 떨어지고 집 한 채만 남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집을 팔자니 당장 살 곳도 마땅치 않은데다, 죽기 전에 매각대금이 먼저 떨어질까 겁이 난다. 집을 안 팔고 버티자니 당장 생활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생활비와 주거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현재 주택으로 노후생활비를 충당하는 제도로 2가지가 있다. 먼저 ‘연금형 희망나눔주택’부터 살펴보자. 연금형 희망나눔주택이란 고령자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팔고, 매각대금을 연금형태로 수령하는 제도다. LH는 매입한 주택을 재건축·리모델링 해서 청년과 고령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다시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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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조건은 그리 까다롭지 않다. 부부 중 한 사람만 만 60세 이상이면, 다주택자와 고가주택보유자도 가입할 수 있다. 다만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이 대상이기 때문에 아파트 보유자는 가입할 수 없다. 희망나눔주택 가입을 원하면 8월 26일부터 9월 27일 사이에 LH에 신청하면 된다. 신청 이후에는 LH가 입지여건, 주택상태, 권리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다음 매입여부를 결정한다.

매입가격은 공인감정평가기관 2곳의 평가금액을 산술평균해서 정한다. 매매대상으로 선정되면 계약금으로 주택가격의 10%를 수령하고, 나머지는 연금형태로 받는다. 연금수령기간은 가입자가 10년부터 30년 사이에서 연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연금은 원리금균등방식으로 매월 말일에 수령하는데, 당연히 집값이 비쌀수록 수령기간이 짧을수록 연금액이 커진다. 예를 들어 집값이 3억 원이면, 계약할 때 3,000만 원을 계약금으로 수령하고 나머지는 연금으로 수령한다. 매달 받는 연금액은 수령기간이 10년이면 250만 원, 20년이면 138만 원, 30년이면 101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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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주택 가입자에게는 LH에서 공공임대주택에 우선 입주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다만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려면 무주택세대 구성원이고, 주택을 매도한 지 2년 이내여야 한다. 그리고 월 평균소득과 희망나눔주택에서 매달 받는 돈이 각각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3인 이하 가구 540만 원)보다 적어야 한다.

내 집을 파는 것이 꺼림직하다면,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주택연금은 살던 집을 담보로 맡기고 다달이 연금을 받는 제도이다. 희망나눔주택과 두드러진 차이점은 주택소유권 유무다. 희망나눔주택 가입자는 주택을 팔았기 때문에 소유권이 없지만, 주택연금 가입자는 담보로만 제공했지 팔지는 않았기 때문에 주택소유권을 가진다.

따라서 주택연금 가입자는 집값이 상승하면 상승분을 가져간다. 반대로 집값이 하락하면 손실을 입는다. 주택연금 가입자가 사망하면 담보주택을 처분해 부채를 상환한다. 이때 부채를 상환하고 남은 돈을 상속인에게 준다. 당연히 집값이 떨어지면 상속인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든다. 하지만 집값 하락에 따른 손실을 상속인이 고스란히 지지는 않는다. 집값이 크게 떨어져 매각대금으로 부채를 전부 상환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상속인은 부족금액을 상환하지 않아도 된다. 집값 상승에 따른 이익은 취하면서, 하락에 따른 손실은 일정 범위 내에서 방어하는 셈이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살던 집에서 계속 살지만, 희망나눔주택 가입자는 다른 데로 이사를 가야 한다. 가입대상 주택의 범위도 주택연금이 넓다. 희망나눔주택은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가입자만 신청할 수 있는데 반해, 주택연금은 아파트 보유자도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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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설명을 들으면,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수수료와 세금 측면에서는 희망나눔주택이 다소 유리해 보인다. 희망나눔주택에 가입할 때는 가입비나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 주택소유권이 없기 때문에 재산세 부담도 없다. 반면 주택연금에 가입할 때는 주택가액의 1.5%에 해당하는 초기보증료와 연 보증료로 보증잔액의 0.75%가 부가된다. 뿐만 아니라 매년 재산세도 납부해야 한다.

다른 조건이 같을 때 연금액도 희망나눔주택 쪽이 많다. 예를 들어, 70세 고령자가 3억원 주택을 가지고 20년 동안 연금을 받는다고 해보자. 희망나눔주택 가입자는 계약금 3,000만 원과 함께 20년 동안 매달 138만 원을 수령한다. 하지만 주택연금 가입자가 매달 받는 금액은 89만5,000원이다. 하지만 연금액을 많다고 희망나눔주택이 유리하다고 할 수는 없다. 희망나눔주택 가입자는 새로 살 곳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임대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수령기간도 고려해야 한다. 희망나눔주택 가입자는 길어야 30년 동안 연금을 받는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원하면 본인과 배우자가 얼마를 살든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연금액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가입자의 건강상태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밖에 주택가격상승여력,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임대료, 세금, 수수료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출처 : 서울경제

기고 :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 김동엽